본문 바로가기
칼럼

예수의 침묵

by Church, The Bridge 2026. 5. 9.

예수의 침묵은 단순히 말이 없으셨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복음서에서 예수의 침묵은 종종 사랑의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억지로 몰아붙일 때, 함정에 빠뜨리려 할 때, 혹은 상처 입은 사람이 자기 마음을 겨우 드러낼 때, 그분은 언제나 즉시 설명하거나 변호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깊이 보시는 침묵이었습니다. 때로는 상대의 폭력과 오해 앞에서 자신을 급히 증명하지 않는 침묵이었고, 때로는 말보다 더 깊이 한 영혼을 받아들이는 침묵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의 침묵은 비어 있는 침묵이 아니라 상대를 견디는 침묵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언제나 적절한 말을 빨리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 두려움과 상처를 드러낼 수 있을 때까지 조급하지 않게 함께 머무는 것임을 보여 줍니다. 결국 예수의 침묵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랑이 때로는 말보다 오래 머무는 것임을 보여 주는 침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dtbc.net  (0) 2026.05.10
고독한 사람에 대하여...,  (0) 2026.05.08
김애란작가를 읽어 가며  (0) 2026.05.08
영적인 배짱  (0) 2026.04.26
제미나이의 권면  (0)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