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얻는 '여유'는 단순히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낙관론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며, 결과의 책임자가 내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철저히 인정할 때 찾아오는 영적인 배짱이자 평안입니다.
불안은 "내가 이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나는 최선을 다해 다리를 놓지만(Planting), 그 다리 위로 사람을 건너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Harvesting)'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결과의 통제권을 반납할 때 생기는 여유입니다.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을 하나님께 '아웃소싱'하십시오. 내 손을 떠난 일에 대해 잠을 이룰 수 있는 힘, 그것이 신뢰가 주는 가장 실제적인 여유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리디머교회의 팀 켈러목사는 "복음은 이미 나를 용납하셨으므로 더 이상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성공하면 교만해지고 실패하면 절망하는 이유는 그 결과에 내 정체성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이미 충분히 존귀하다는 확신이 있으면, 사람들의 평가나 일의 규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심리적 마진(Margin)이 생깁니다. 이것이 진짜 여유의 정체입니다. 지금 당장 '자기 증명'의 감옥에서 출옥하십시오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시며 우리의 약함을 통해 일하신다는 것을 믿으면, 내 삶의 결핍이나 틈을 보고 당황하지 않게 됩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이 틈을 어떻게 사용하실까?"를 기대하며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나의 부족함이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날 무대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결점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습니다.
여유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입니다. 전지 하신 하나님이 가장 완벽한 타이밍을 알고 계심을 믿는다면, 지금 당장 문이 열리지 않아도 조급해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우제와 같은 간절함이 아니라, 이미 비를 예비하신 분을 기다리는 '기다림의 미학'입니다. 이 여유는 여러분이 시작한 프로젝트와 같은 중요한 일의 현장에서, 사람을 대할 때 조급하게 몰아붙이지 않고 그들의 속도를 존중해 줄 수 있는 환대의 공간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하나님의 타이밍을 즐기는 리듬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