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선택
어제는 제가 속한 팀의 팀원 중 한 명이 제거(?) 되었습니다. 퇴사라는 말보다는 제거라고 표현하는 것이 어울릴 듯하여 제거(자신의 뜻이 아닌 타인에 의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어제 선택의 순간에 망설임 없이 아주 당당하게 비겁함을 선택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선택해야 했던 비겁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 합니다.
제가 속한 팀의 팀장이 자신의 업무적 실수를 팀원인 K씨에 전가하여 K씨가 퇴사하게 되는 사건이 저의 일상 가운데 일어났습니다. 우리 공동체 가운데 일어난 이 정의롭지 못한 사건에 대해 어느 누구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나가는 K씨를 편들거나 동정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남은 모든 사람들은 작당이라도 한 듯 팀장편에 서서 K씨를 비난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K씨가 아닌 팀장이 퇴사해야 된다는 것을 그러나 우리는 정의가 아닌 생존의 편에 서서 자신이 선택한 거짓이 진실이 되길 바라며 자신을 세뇌시키기 위한 그룹치료(집단상담)를 모일 때마다 가졌습니다. 물론 저도 그들과 한편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선 어떤 선택을 하시는지요?
저 혼자만의 생각이며 평가지만 저는 언제나 늘, 항상, 꾸준히 정의(?)를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제가 어제는 불의의 편에 섰습니다. 어쩌면 요즘은 아주 많이 자주 불의의 편에 선다고 해야 할 듯합니다. 또한 잘못된 선택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책감도 없이 오히려 그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어느 날 병점행 버스를 타고 가는데 앞에 앉아 있던 중학생이 벌떡 일어나더니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늙어 감을 누리며..., 백발의 머리를 보고 아이가 나이 많은 할아버지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저는 더 이상 나이 들어 감에 개끼를 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이 들어감을 누리며 해야 할 책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같은 논리입니다. 나이 들어감을 반발하지 않고 순응함이 늙어짐을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인생의 계절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한 사람의 인생 가운데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셔서 일하시는 때가 있습니다. 요셉의 인생 가운데 일어났던 일들처럼..., 요셉의 형들은 요셉을 아버지 이삭의 눈에서 멀어지게 했지만 하나님의 눈과는 더 가까워졌습니다. 형들은 요셉을 아버지의 사랑에서 제거했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요셉을 뽑아 자신의 깊고 넓은 사랑으로 품으셨습니다. 한 사람이 인생을 살며 겪는 일들을 젊은 시절엔 오직 정의와 불의의 눈으로만 보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주변의 사건들을 하나님의 계획(하나님의 눈)으로 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비겁해(?) 지기까지 시간의 꽤 많이 걸렸습니다.
K씨가 팀으로부터 제거되었다는(억울함, 분노) 눈으로만 K씨의 인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요셉의 인생처럼 하나님에 의해 뽑혀 특별한 인생 스토리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눈으로 보았으면 합니다. 억울함, 분노가 아니라 특별함으로..., 하나님께서 불의에 침묵하신 것이 아니라 형들의 불의마저도 사용해 요셉의 인생을 만들어 가신다는 해석...,
하나님께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만들어 가는 인생(?)엔 인간의 개입은 필요 없습니다. 힘도 없고요. K씨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제가 나서서 정의 내지는 공의를 행한다 한들 하나님의 계획을 막아설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불의에 편에 서서 일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의 스토리 해석의 차원으로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인생의 특별한 시즌을 보내며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인생 눈물의 시즌엔 어떤 사람도 그 사람이 겪어야 할 일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정의나 도움, 동정, 기타 등 등..., 오히려 어설픈 도움이 시즌을 더 길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저와 같은 인생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 그냥 인생을 오해 없이 험담 없이 덤덤히 바라 봐 주는 사람..., 힘들고 지쳐 찾아갔을 때 별도움도 안 되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 가끔은 펑펑 울어주기보다는 눈물 맺힌 눈을 보여주 사람, 답답하기도 하고 눈치도 없고 왜 내 곁에 남아 있지 아니 하나님은 왜 저런 사람을 나에게 남겨 주셨지라는 사람 그러나 늘 언제 만나도 울어 충혈된 눈을 가진 사람 나를 기도로 품고 있는 사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그 바보 같은 사람..., 하나님이 그러하시 듯 포기를 모르는 사람..., 오직 하나님의 스토리로만 나를 읽어주는 사람..., 저는 K씨가 지금의 과정을 잘 견뎌내길 기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의 스토리를 하나님의 스토리로 읽어 낼 수 있길 또한 기도할 것입니다. 마음이 병들지 않고 신앙을 포기하기보다는 신앙이 더 깊어지길 기도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K씨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듯합니다. 팀은 너를 제거했지만 그들이 너를 제거하기 전에 내가 너를 선택한 것이란다. 특별함을 위해 제거라는 아픔을 사용했단다. 일어나 나와 함께 가자...,
제 인생의 시퍼런 계절을 그냥 혼자 보냈습니다. 제가 찾는 것이 사람에겐 없고 하나님께만 있었기에..., 오직 하나님 만이 줄 수 있는 것이기에 거기 그냥 혼자 있었습니다. 그곳이 바로 모세가 올랐던 시내산이었다는 것을 알아가면서...,
여러분 누군가에게 제거 되셨나요 아파하지 마세요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넌 제거 된 것이 아니라 내가 뽑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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