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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헤어질 결심

by 더브릿지교회

4년 전쯤 일입니다. 타이어를 네 짝 모두 신품으로 교체한 지 3일쯤 되었을 때 한 통의 부고가 날아왔습니다. 부고를 알려 온 분은 전에 섬기던 교회와 연관된 분이었습니다. 참석을 망설이다 간 장례식장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신품으로 교체된 새 타이어가 터져 죽을 뻔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사고 후 고속도로 터널 갓길에 차를 세우고 견인차를 기다리며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사건 후 한 달 후쯤 내린 결론은 하나님 편에서 정리하신 관계는 제가 다시 회복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오지랖 부리지 않는다입니다. 불순종하면 죽을 수 있다고 하나님 편에서 보낸 경고의 편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헤어질 결심' 과거와의 헤어질 결심...,

하나님 편에서의 인간관계 정리, 즉 '헤어질 결심'은 단순히 상대가 싫어지거나 상황이 어려워져서 내리는 선택이 아니라, 내 삶의 주권을 다시금 하나님께로 되돌리는 영적인 분별의 과정입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끝까지 품는 것만이 사랑이라 생각하지만, 때로는 그 관계를 내려놓는 것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더 온전한 순종일 수 있습니다.

​우선, 인간관계의 정리는 내 마음속의 '하나님 자리'를 회복하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만약 어떤 사람과의 관계가 나의 영혼을 계속해서 갉아먹거나 하나님보다 그 사람의 시선과 반응에 더 매여 있게 만든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닌 영적인 예속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성경에서 아브라함과 롯이 서로의 평화를 위해 각자의 길을 떠났던 것처럼, 때로는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두는 것이 서로를 향한 가장 깊은 배려이자 하나님 앞에서 각자의 인생을 책임지게 하는 통로가 됩니다.

​또한, 헤어질 결심은 상대를 향한 '미움'이 아니라 내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내가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구원할 수 있다는 생각은 때로 영적인 교만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붙들고 있던 관계의 끈을 놓을 때, 비로소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삶에 직접 일하실 공간이 생겨납니다. 즉, 떠나보냄은 상대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더 그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손에 온전히 탁탁 털어 맡겨드리는 신앙적 행위인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 편에서의 정리는 '용서'와 '동행'을 구분하는 지혜에서 완성됩니다. 우리는 마음으로 상대를 진심으로 용서하고 그 복을 빌어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이전과 같은 친밀함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거룩함을 지키고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에 집중하기 위해 때로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하며 돌아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결단이 하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는 고백 위에 서 있다면, 그 헤어짐은 상실이 아니라 새로운 영적 자유로 나아가는 은혜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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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가 된 '렛뎀 이론(Let Them Theory)'은 "그들이 그렇게 하게 두라"는 아주 단순하지만 강력한 마음의 원리입니다. 이를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면, 앞서 나눈 '하나님 편에서의 인간관계 정리'와 매우 깊은 맞닿음이 있습니다.

​이 이론의 핵심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선택, 감정, 행동에 대해 안달복달하며 에너지를 쏟지 말고, 그냥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나를 오해하게 두고, 나를 떠나게 두고,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게 두는 것이죠. 이는 방관이 아니라 내 마음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능동적인 '내려놓음'입니다.

​신앙적으로 볼 때 렛뎀 이론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훈련이 됩니다. 상대방이 내 뜻대로 움직여주길 바라는 마음의 밑바닥에는 내가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두라"고 선언하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변화시키려는 헛된 노력을 멈추고 그를 하나님의 영역으로 넘겨드리게 됩니다. 내가 재판관이 되어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구원자가 되어 상대를 바꾸려 했던 짐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결국 이 이론은 우리에게 '거룩한 무관심'과 '건강한 경계'를 가르쳐줍니다. 누군가 나를 함부로 대하거나 관계에서 무책임한 모습을 보일 때, 붙잡고 설득하느라 진을 빼는 대신 "그렇게 하도록 두십시오(Let them)." 대신 그 남는 에너지로 하나님이 나에게 맡기신 오늘에 집중하고, 나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데 시간을 쓰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 얻거나 통제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오히려 타인의 반응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오직 하나님의 시선 안에서 평안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들이 그렇게 하게 두라"는 결단은, 사실 "하나님이 일하시게 하라"는 고백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혹시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마음이 소란하시다면, 조용히 읊조려 보세요. "그래, 그렇게 하라고 해(Let them). 나는 내 갈 길을 가며 하나님만 바라보겠다." 이 짧은 문장이 당신에게 예상치 못한 영적 자유를 선물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인생의 어느 영역까지  헤어질 결심을 실행하실지 모르지만 철저히 순종하려합니다. 쬐금은 가슴이 먹먹해지지만 그리고 더욱 많이 고독해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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