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6/06 (13)
예수님만으로 충분합니다.
새벽에 함께 일하는 형님이 한 분 계십니다.예순일곱입니다.처음 그 형님을 보며 제 마음에 떠올랐던 단어들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오래 살아온 만큼 약았고, 자기중심적이었고, 자신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일하다 보면 늘 손해 보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누군가는 더 힘든 일을 하고 누군가는 조금 더 편한 자리를 찾는 것처럼 보였습니다.올해가 시작되며 형님은 자주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작년하고 올해가 달라. 늙는다는 게 해마다 달라."처음에는 그 말조차 핑계처럼 들렸습니다.또 늙음을 무기로 도움을 요청하는구나.조금 더 편하려고 하는구나.그렇게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문득 형님의 손을 보게 되었습니다.작년보다 느려진 손.예전보다 더딘 걸음.무거운 것을 들 때 ..
예전 우리 교회의 부흥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새벽기도였습니다.아직 해가 뜨기 전 교회의 불이 먼저 켜졌고, 사람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예배당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사업 때문에, 누군가는 자녀 때문에, 또 누군가는 해결되지 않는 삶의 문제 때문에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그때 우리는 새벽기도를 부흥의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실제로 그 뜨거움은 교회를 살렸고 사람들을 변화시켰습니다. 하나님은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의 눈물과 기도를 사용하셨습니다.그런데 돌이켜보면 저는 새벽기도를 가장 가까이에서 드렸지만, 어쩌면 새벽기도를 가장 멀리서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새벽기도는 예배당에 오는 것이고, 설교자가 강단에 서는 것이고,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지금..
몇 해 전 미국에서 여든이 넘으신 한 권사님이 한국을 방문하셨습니다.자녀들과 함께한 마지막 한국 방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먼 길을 오셨고, 한국에 계시는 동안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권사님은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시고 교사로 일하시다가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습니다. 이민 1세대가 대부분 그러했듯 자신의 꿈보다 자녀들의 미래를 먼저 선택하셨고, 오랜 세월 헌신과 수고로 가정을 세우신 분이었습니다.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으로서 평생 신앙을 삶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두고 살아오셨고, 기도를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셨습니다.그런 권사님이 저를 위해 기도하고 계셨습니다.당시의 저는 특별한 존재감도, 눈에 보이는 열매도 없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설명할 만한 사역도, 자랑할 만한 결과도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변화시키실 때 언제나 많은 사람보다 한 사람을 먼저 부르셨습니다.아브라함 한 사람을 부르셔서 믿음의 역사를 시작하셨고, 모세 한 사람을 세워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끄셨습니다. 다윗 한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셨고, 에스더 한 사람을 통해 한 민족을 지키셨습니다.하나님은 숫자보다 사람을 보셨습니다.세상은 많은 사람을 모으는 것을 능력이라고 말하지만, 하나님은 한 사람을 세우시는 것으로 역사를 시작하십니다.왜 그럴까요?하나님께는 한 사람의 생명이 세상보다 귀하기 때문입니다.예수님께서도 언제나 한 사람에게 집중하셨습니다.니고데모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밤늦도록 대화하셨고, 사마리아 여인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가셨습니다. 세리 삭개오를 찾아가셨고, 병든 사람 한 사람의 손..
하나님이 좋아져서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얼마 전부터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짧은 글이었습니다.어떤 글은 기도 같았고,어떤 글은 묵상이었으며,어떤 글은 하나님께 드리는 고백 같았습니다.며칠 사이에 여러 편의 글을 연달아 올렸습니다.누군가는 왜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사실 저도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하나님이 좋아졌습니다.오랫동안 저는 하나님보다 사역을 더 크게 바라보았습니다.하나님보다 결과를 생각했습니다.하나님보다 열매를 바라보았습니다.잘해야 했고,증명해야 했고,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는 동안 어느새 하나님보다 사역이 더 중요해졌고,은혜보다 결과가 더 중요해졌으며,하나님을 전하는 일보다 잘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그러던 어느 ..
하박국 2장 3절사람은 기다리는 것을 싫어합니다.신호등도 빨리 바뀌기를 원하고, 엘리베이터도 빨리 오기를 원하고, 결과도 빨리 얻기를 원합니다.특히 하나님 앞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우리는 기도하면 곧 응답되기를 원합니다.문제가 생기면 빨리 해결되기를 원합니다.길이 보이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즉시 말씀해 주시기를 원합니다.그러나 성경은 우리를 자주 기다리게 합니다.아브라함은 기다렸습니다.요셉은 기다렸습니다.모세는 기다렸습니다.다윗은 기다렸습니다.그리고 하박국 선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왜 하나님은 기다리게 하실까요?하나님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하나님께서 잊으셔서도 아닙니다.하나님께서 일하지 않으셔서도 아닙니다.오히려 하나님은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가장 깊은 일을 하십니다.우..
동탄에서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동탄의 아침은 분주합니다.출근하는 사람들, 등교하는 아이들, 바쁘게 움직이는 차량들.새로운 도시는 늘 젊음을 이야기합니다.성공을 이야기합니다.성장을 이야기합니다.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이 도시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집니다.자녀는 성장했고, 직장은 정리를 준비하고, 몸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찾아옵니다."이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나의 가장 좋은 시절은 이미 지나간 것 아닐까?""이제 남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인생 후반전의 가장 큰 위기는 늙음이 아닙니다.자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입니다.세상은 계속 앞으로 달려가는데 자신은 뒤에 남겨진 것처럼 느끼는 것입니다.그러나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에서 전혀 다..
마른 가지가 되지 않으려면요한복음 15장 6절"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우리는 이 말씀을 읽을 때 종종 두려워합니다.버려진다는 말 때문입니다.마른다는 말 때문입니다.불에 던져진다는 말 때문입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들으며 묻습니다."나는 버림받는 것인가?""나는 구원을 잃는 것인가?"그러나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우리를 두렵게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예수님은 가지가 왜 마르는지를 말씀하고 계십니다.예수님은 포도나무와 가지의 이야기를 하십니다.가지는 스스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가지는 열매를 만들 수 없습니다.가지는 스스로 생명을 공급할 수 없습니다.가지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붙어 있는 것입..
예수님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습니다. 갈릴리 해변에도, 예루살렘 성전에도, 산 위에도, 길가에도 언제나 군중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복음서를 읽다 보면 이상한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군중 속에 계셨지만 언제나 한 사람을 만나고 계셨다는 것입니다.우리는 종종 “한 영혼을 사랑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 한 영혼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더 큰 사역을 감당하는 것을 열매라고 여기기도 합니다.하지만 예수님의 사역은 언제나 한 사람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여리고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모두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시선은 나무 위에 올라가 있던 한 사람에게 머..
늙음이라는 인생의 마지막 계절에 나는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하는가? 나를 향한 남은 하나님의 목적은 무엇인가?이 질문에 이렇게 답하는 것으로 적용을 시작해 보았습니다."나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은 하나님을 편드는 것이다.""잘하지 못해도."사실 우리는 하나님을 편드는 것을 너무 자주 잘하는 것과 연결합니다.좋은 설교많은 사람성공적인 사역인정받는 목회영향력그러나 시편 71편의 다윗은 더 이상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그는 늙었습니다.약해졌습니다.사람들은 그를 향해 말합니다."하나님이 그를 버리셨다." (시 71:11)그런데 바로 그때 다윗은 말합니다."내가 주의 힘을 전하기까지."이것은 놀라운 고백입니다.다윗은 말하지 않습니다."내가 다시 강해지게 하옵소서.""내가 다시 왕의 영광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