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돌아보면 특별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설교 때문에 인생이 바뀌기도 하고,
어떤 책 한 권이 방향을 바꾸기도 하며,
어떤 사건이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때로 하나님은 한 사람을 보내십니다.
그 사람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도 아니고,
정답을 알려 주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곁에 있어 주는 사람입니다.
저에게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전주대학교 경배와찬양학과 교수였고 지금은 대만에서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강용일 선교사입니다.
제가 이유 없이 멈추었을 때도,
설명할 수 없는 침묵 속에 있을 때도,
사역에서 물러났을 때도,
어쩌면 도망가고 있었던 시간에도,
그분은 제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돌아오라고 재촉하지도 않았고,
왜 그러느냐고 묻지도 않았으며,
설교를 다시 하라고 압박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선교지의 이야기.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붙드셨는지에 대한 이야기.
하나님이 어떻게 기다리셨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제게 하나님을 다시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사람은 누군가의 충고보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사역을 말하기보다 하나님을 이야기했습니다.
성공을 말하기보다 부르심을 이야기했습니다.
결과를 말하기보다 은혜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없이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하나님은 성경에서도 자주 한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모세에게는 아론을 보내셨고,
엘리야에게는 엘리사를 보내셨으며,
바울에게는 바나바를 보내셨습니다.
때로 하나님은 기적보다 사람을 보내십니다.
응답보다 동행을 보내십니다.
해결보다 관계를 보내십니다.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제게도 한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잊고 있을 때,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사람.
제가 부르심을 내려놓고 있을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람.
제가 침묵하고 있을 때,
말없이 곁을 지켜 주는 사람.
어쩌면 그분은 저를 다시 설교하게 하려고 오신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먼저 하나님을 다시 좋아하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인생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보다 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관계보다 끝까지 곁에 남아 주는 한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때로 그 한 사람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보여 주십니다.
저는 그 시간을 지나며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배웠습니다.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하나님은 기다리신다는 것을.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사람을 붙드신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동행에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곁에 남아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해결해 줄 수 없을 때 함께 있는 것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로 그런 사람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아직 너를 떠나지 않았다."
돌아보면 강용일 선교사는 제게 하나님 이야기를 해 준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결국 하나님께서 여전히 저를 사랑하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은 많은 사람들의 박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내신 한 사람이 곁에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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