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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쉬지 못하는 사람

by Church, The Bridge 2026. 7. 1.

저는 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고향집에 갈 때도 그렇습니다.
네 시간이 걸리는 길을 운전하면서 휴게소 한 번 들르지 않습니다. 조금 쉬었다 가면 더 편할 텐데, 이상하게 멈추는 것이 더 힘듭니다. 빨리 가야 하고, 빨리 도착해야 하고,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마음이 놓입니다.
일도 그렇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일이 끝날 때까지 쉬지 못합니다. 남들이 잠깐 물을 마시고 쉬어도 저는 그 시간이 아깝습니다. 빨리 끝내야 하고, 빨리 정리해야 합니다.
생각도 그렇습니다.
무엇인가 결정해야 하면 빨리 결론을 내립니다. 기다리는 것이 어렵고, 미루어 두는 것이 힘듭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말합니다.
먼저 약속합니다.
먼저 책임지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미 말했기 때문에 그 말을 지켜야 한다는 굴레를 스스로 씁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제 자신이 만든 약속과 책임 속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입니다.
그러다 보면 지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이 상처를 받습니다.
저는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일이 사람이 되고, 결과가 목적이 되고, 책임이 사랑보다 앞설 때가 있다는 것을.
돌아보면 저는 하나님 앞에서도 그랬습니다.
빨리 열매를 맺고 싶었습니다.
빨리 결과를 보고 싶었습니다.
빨리 회복되고 싶었습니다.
빨리 사역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상하게도 저를 자꾸 멈추게 하셨습니다.
다치게 하시고.
기다리게 하시고.
늦추게 하시고.
돌아가게 하셨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은 제게 결과를 주시기 전에 쉼을 가르치고 계신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예수님은 급한 분이 아니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으셨습니다.
때로는 걸음을 멈추셨고,
때로는 산으로 올라가셨고,
때로는 사람들을 떠나 홀로 계셨습니다.
죽어 가는 나사로의 소식을 들으시고도 곧바로 가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시간을 사셨습니다.
저는 제 시간을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늘 빨랐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금도 제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경열아, 네가 나보다 더 서두르고 있구나."
사실 저는 아직도 잘 쉬지 못합니다.
여전히 빨리 결정하려 하고,
여전히 빨리 해결하려 하고,
여전히 일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일을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결과보다 관계를 먼저 보신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은 서두르지 않으신다는 것을.
어쩌면 믿음이란 빨리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걸음에 맞추어 걷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저는 여전히 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쉬지 못하는 저를 쉬게 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도 고향으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일보다 사람을 먼저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결과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먼저 묻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바꾸고 계신다면, 어쩌면 가장 먼저 바꾸고 계신 것은 제 삶의 속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느려짐 속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경열아, 조금 쉬어도 괜찮다."
"내가 너보다 더 서두르지 않는다."
"너는 일꾼이기 전에 내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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