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만으로 충분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을 정리하십니다. 본문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설교도 쓰고,
칼럼도 쓰고,
묵상도 써 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독자보다 먼저 제 마음이 흔들립니다.
글을 완성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저를 완성해 가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아내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내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내를 어떻게 사용하고 계시는지,
그 사역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었는지를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하나님은 자꾸만 제 이야기를 하게 하셨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제 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는 아내를 잃을까 두려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더 깊은 곳을 보여 주셨습니다.
제가 두려워했던 것은 아내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목회의 모습이 무너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내를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 속에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아내 없이도 하나님께서 저를 목회하게 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아내를 붙잡으려 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아픈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이 아내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알면서도 멈추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랑보다 더 깊은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것은 신뢰였습니다.
나는 정말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는가.
아내를 통하지 않고도 하나님께서 일하실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저는 오래 침묵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알았습니다.
하나님은 아내를 제게서 멀어지게 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손에서 놓아 달라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 문장을 깨닫는 순간,
지난 8년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아내만 부르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부르고 계셨습니다.
아내에게는 피아노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길을 열어 주셨고,
저에게는 삶의 현장에서 사람들의 아픔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었지만,
결국 같은 하나님께 이끌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야 조금 이해합니다.
하나님은 제 사역을 무너뜨리신 것이 아니라,
사역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 목회자를 만들고 계셨습니다.
돌아보면 하나님은 제 설교를 먼저 준비하지 않으셨습니다.
제 마음을 먼저 준비하셨습니다.
저는 좋은 설교를 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먼저 저를 다시 쓰고 계셨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먼저 제 마음을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하나님의 방식이었습니다.
모세에게 율법을 맡기시기 전에 광야를 통과하게 하셨고,
다윗에게 왕관을 씌우시기 전에 광야를 걷게 하셨으며,
베드로에게 양을 맡기시기 전에 눈물을 흘리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일을 맡기시기 전에 사람을 다루셨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글을 쓰는 시간이 두렵지 않습니다.
원고를 완성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다시 정리하시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하나님께서 제게 글을 쓰게 하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독자를 변화시키기 전에,
먼저 저를 변화시키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오늘도 저는 원고를 펼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하나님, 좋은 글을 쓰게 해 주십시오."
라는 기도보다 먼저,
"하나님, 이 글을 쓰는 동안 제 마음을 먼저 다루어 주십시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글보다 먼저 사람을 쓰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하나님께서 글을 쓰시는 것이 아니라, 저를 써 내려가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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