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만으로 충분합니다.

이름 없는 사람을 위해 - 네 번째 편지 본문

이름없는 사람을 위해

이름 없는 사람을 위해 - 네 번째 편지

Church, The Bridge 2026. 7. 21. 14:47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집

그는 집에 있었습니다.
한 번도 집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 곁에 있었고,
밭에서 일했고,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좋은 아들이라고 부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잔치를 열었습니다.
집은 오랜만에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음식이 차려졌고,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
한 사람은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형이었습니다.
성경은 그가 밭에서 돌아왔다고 기록합니다.
그리고 집 가까이 왔을 때
음악 소리와 춤추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종을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동생이 돌아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는 집 앞에 서 있습니다.
들어가지 않습니다.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억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씀을 읽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언제부터 혼자였을까.
동생이 집을 떠난 날부터였을까.
아니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였을까.
성경을 읽어 보면
그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이 말은 꼭 화난 사람의 말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래 참아 온 사람의 말처럼 들립니다.
오래 인정받고 싶었던 사람.
오래 알아주기를 바랐던 사람.
오래 기다렸던 사람.
그런데 아무도 그것을 몰라준 것 같았던 사람.
생각해 보면
집에 있다고 해서 모두 집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과 함께 산다고 해서
함께 살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집 안에서 가장 외롭습니다.
매일 같은 식탁에 앉지만
아무도 자기 마음을 묻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형은 집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가장 오래 집 밖에 있었던 사람은
그였는지도 모릅니다.
몸은 집 안에 있었지만,
마음은 늘 문밖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둘째 아들보다 형이 더 마음에 남습니다.
집은 있었지만,
기다림은 없다고 느꼈던 사람.
곁에는 가족이 있었지만,
자신은 보이지 않는다고 느꼈던 사람.
성경은 그날 형이 결국 잔치 안으로 들어왔는지 말하지 않습니다.
문밖에 남아 있었는지,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들어갔는지 말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납니다.
그래서 저는 그 마지막 장면이 좋습니다.
집 앞에 서 있는 한 사람.
그리고 그를 찾아 밖으로 나온 아버지.
어쩌면 집이란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누군가 끝까지 나를 찾아 나오는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