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만으로 충분합니다.
시편은 끝났는데, 제 기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본문
오늘도 도서관에서 시편을 펼쳤습니다.
시편을 읽으며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고 싶었습니다.
시편 저자가 만났던 하나님을 저도 만나고 싶었습니다.
한 절 한 절 천천히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말씀을 읽고 있는 제 머리와 제 마음이 서로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머리는 하나님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오래전 일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말씀을 읽다가도 다시 그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기도하다가도 다시 억울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제 마음은 아직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계속 시편을 읽고 있었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그 사건을 읽고 있었습니다.
책장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앉아 있었습니다.
시편은 끝났는데,
제 기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편 저자들도 이런 시간을 지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렇게 자주 하나님께 마음을 쏟아 놓았던 것은 아닐까.
말씀을 몰라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더 알아 가는 길이 머리에서 시작되어 가슴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은 아닐까.
어쩌면 시편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쌓는 책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당신께로 옮겨 가시는 여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저는 시편을 한 편 읽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제 마음을 한 걸음 읽고 계셨습니다.
아마 내일도 다시 시편을 펼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내일도 제 마음을 조금 더 당신께로 이끌어 가실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시편을 다 읽는 것보다,
시편을 통해 하나님께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이 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