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만으로 충분합니다.
그가 온전히 여호와를 따랐음이라 본문
인생을 오래 살다 보면 많은 것들이 중요해 보입니다.
얼마나 성공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는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남겼는가.
목회를 하면서도 비슷했습니다.
교회가 얼마나 성장했는가.
얼마나 많은 사역을 감당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가.
어느 순간부터 그것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열매처럼 보였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것들을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이라고 믿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지금, 저는 다른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과연 갈렙을 어떻게 기억하셨을까?
갈렙은 가나안 정복의 영웅이었습니다.
여든다섯의 나이에도 산지를 달라고 외쳤던 사람입니다.
그는 믿음의 사람이었고 용기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갈렙을 평가할 때 그의 업적을 먼저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반복해서 한 문장을 말합니다.
“그가 온전히 여호와를 따랐음이라.”
이것이 하나님께서 갈렙을 기억하시는 방식이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큰 땅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그가 얼마나 많은 전쟁에서 승리했는지가 아니라,
그가 누구를 따랐는지를 말씀하셨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참 놀라운 평가입니다.
세상은 결과로 사람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방향으로 사람을 평가하십니다.
세상은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지를 묻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누구를 따라 걸었는지를 물으십니다.
요즘 저는 자주 지나온 시간을 돌아봅니다.
한때는 교회가 성장했고,
더 많은 사역의 기회들이 찾아왔습니다.
노회와 지역 연합 사역,
강의와 외부 활동,
더 넓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자리들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열어 주시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은 저를 그 길에서 멈추게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하필 그때였을까.
왜 그런 방식이었을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제 성공을 막으신 것이 아니라,
제가 하나님보다 성공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을 막고 계셨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동탄의 여러 교회들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전 같으면 부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그 자리가 나빠서가 아닙니다.
제가 그 자리를 잘 감당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제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아 가신 것이 아니라,
제가 잃어버릴 수 있었던 가장 소중한 것을 지켜 주셨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제 인생의 후반전에 서서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에 하나님께서 물으실 질문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느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졌느냐”도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하나님은 갈렙에게 하셨던 것처럼 단 하나를 보실 것입니다.
너는 누구를 따라 걸었느냐?
인생 후반전이 되어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성공한 인생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갈렙처럼 기억되고 싶습니다.
많은 일을 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온전히 따라간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왜냐하면 인생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우리가 이룬 일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한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갈렙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셨던 하나님께서,
언젠가 우리의 인생도 한 문장으로 정리하실 것입니다.
그날 저도 이런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그가 온전히 여호와를 따랐음이라.”
그것이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향해 내리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칭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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