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만으로 충분합니다.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 6 본문
다시 그곳을 지나며
오늘은 송산그린시티에 있는 학교로 급식 배송을 다녀왔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배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안산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거의 20년을 살았던 곳.
그리고 처음 교회를 개척했던 곳.
신호등 앞에 차를 세우고
무심코 건물을 바라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그 건물을 바라보다가
문득 오래전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젊었습니다.
열심도 많았습니다.
교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사니까 부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교회가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하나님을 위한 일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시 그 자리를 바라보니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 열심 한가운데
하나님보다 제가 더 많았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제 꿈이었고,
제 열망이었고,
제 성공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말했지만,
그 안에는 제가 있었습니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한참 동안 그 건물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마음속에 한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봐라.
너를 위해 열심을 내던 너의 모습을.
내가 빠진 너의 열심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진심이었습니다.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보다 앞선 저 자신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음성은 저를 책망하지 않았습니다.
정죄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어지는 말씀이
제 마음을 더 깊이 울렸습니다.
“그랬음에도
나는 너를 향한 나의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순간
목이 메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여기까지 온 것은
제 열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붙들었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놓지 않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넘어질 때도 있었고,
길을 잃을 때도 있었고,
하나님보다 제 생각이 더 컸던 시간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한 번도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한참 동안 건물을 바라보다가
다시 앞을 보았습니다.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차는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너의 열심이 아니라
나의 열심으로 살아보렴.”
저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다 알지 못합니다.
다만 한 가지는 압니다.
20년 전보다
제가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오래,
얼마나 신실하게,
얼마나 깊이 저를 사랑해 오셨는지를
조금 더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안산은
옛 개척지를 다시 본 날이 아니라,
저를 포기하지 않으신 하나님을
다시 만난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20년 전의 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20년 동안 한결같으셨던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그 하나님 앞에서
다시 처음부터 배우고 싶습니다.
제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열심으로 살아가는 법을.
오늘도 예배는 삶입니다.
오늘의 기도
아버지,
제가 하나님을 위한다고 말하며
제 꿈을 이루려 했던 시간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그럼에도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오늘까지 붙들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제 열심보다
저를 향한 아버지의 열심을 더 신뢰하게 하시고,
무엇을 이루려는 삶보다
아버지와 함께 걷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늘의 말씀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
이사야 9장 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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